
엔트로피는 열역학을 이해하기 위해 꼭 필요한 개념이면서, 우주를 이해하기 위한 개념이기도 하다. 또한 데이터 압축을 하는데도 필요한 개념이다. 요즘에는 인공지능이 발전하면서 확률 모델 기반의 인공신경망의 최적화를 위해 엔트로피 개념을 도입하여 이제는 중요한 곳에는 어딜가나 엔트로피가 등장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엔트로피가 이렇게 중요함에도 엔트로피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찾기가 힘들다. 대부분은 '무질서한 정도'라고 퉁치지만 그게 무슨 설명이 되는지 잘 모르겠다. 이 글에서는 엔트로피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본다.
1. 클라우시우스의 엔트로피
산업혁명이 일어나고 19세기 초, 세상은 증기기관의 효율을 높이는데 혈안이 되어 있었다. 사디 카르노(Sadi Carnot)는 "열기관의 효율은 온도 차이에 의해서만 결정된다"는 혁명적인 아이디어를 내놓았다. 루돌프 클라우시우스(Rudolf Clausius)는 카르노의 이론을 다듬어 열역학 제1법칙(에너지 보존)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방향성'에 주목했다. 그래서 클라우시우스는 에너지가 왜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만 움직이려고 하는지를 설명할 수 있는 또 다른 개념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는 주장했다.
"외부의 도움 없이 차가운 물체에서 뜨거운 물체로 열이 스스로 흐르는 현상은 결코 일어날 수 없다."
그는 1865년 논문에서 이 양을 정의히며, 그리스어 트루페(τροπή, trope)라는 단어를 선택했다. 이는 '변화' 혹은 '변환(Transformation)'을 뜻한다. 여기에 '에너지'와 발음상의 대칭성을 맞추기 위해 'En-'을 붙여 엔트로피(Entropy)라고 명명했다.
클라우시우스는 열($Q$)이 온도($T$)에 따라 전달될 때, 계의 상태가 변화하는 물리량으로 엔트로피($S$)를 정의했다.
$dS = \dfrac{dQ_{rev}}{T}$
여기서 $rev$는 '가역 과정'을 의미한다. 그는 에너지는 보존되지만(제1법칙), 사용할 수 있는 유용한 에너지는 항상 줄어들고 엔트로피는 항상 증가한다(제2법칙)는 우주의 대원칙을 세웠다.
그렇다면 왜 저렇게 정의했을까?
(1) 출발점 - 카르노 사이클(Carnot Cycle)의 효율
열효율이 가장 높은 이상적인 열기관을 카르노 기관이라고 한다. 카르노 기관의 특징은 1회 순환시 흡수한 열과 방출한 열의 합이 $0$이라는 것이다. 즉, 열손실이 없다.
그렇다면 일반적인 열기관의 열효율 $\eta$는 다음과 같다.
$\eta = 1- \dfrac{Q_L}{Q_H}$
그런데 이상적인 열기관인 카르노 기관의 열 효율은 고온부의 온도와 저온부의 온도가 결정하므로(이것은 수학적 명제가 아닌 카르노 기관의 기본 가정이다)
$\eta_{\text{carnot}} = 1 - \dfrac{T_L}{T_H}$
이다. 즉,
$1 - \dfrac{Q_L}{Q_H} = 1 - \dfrac{T_L}{T_H}$
이므로
$\dfrac{Q_L}{Q_H} = \dfrac{T_L}{T_H} \Rightarrow \dfrac{Q_H}{T_H} - \dfrac{Q_L}{T_L} = 0$
이다. 여기서 흡수하는 열을 $+$, 방출하는 열을 $-$로 약속하면, 한 순환 과정 동안의 합은 $0$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우변이 $0$이므로) 즉,
$\displaystyle \sum \dfrac{Q_i}{T_i} = 0$
위 식에서 클라시우스는 $\dfrac{Q}{T}$가 중요한 개념임을 눈치챘다.
(2) 클라우시우스의 정리
클라우시우스의 정리를 알아보기에 앞서 열역학에서 중요한 개념을 배워야 한다.
질문. 라면을 만들기 위해 0도의 물 500g을 100도까지 끓였다. 여기에 투입된 열의 총량은 얼마인가?
이 질문은 답이 여럿이다. 만약 물을 끓이는 방법이 다음과 같이 세 가지가 있다고 하면
방법1. 처음부터 뚜껑을 열고 끓인다
방법2. 처음부터 뚜껑을 닫고 끓인다
방법3. 뚜껑을 열었다 닫았다 반복하며 끓인다
이러면 뚜껑을 덮은 시간이 긴 경우일수록 빨리 끓는다. 즉, 결과만 보면 0도에서 100도지만 100도에 도달하기까지 필요한 열의 총량은 다르다. 즉, 하나의 과정에 의해 기체의 상태(Status)가 $(P_1, V_1)$에서 $(P_2,V_2)$로 변했다면 어떤 경로로 변했는지에 따라 투입 또는 방출된 열의 총량이 다르다. 그래서 처음 상태와 나중 상태는 같지만 도달 경로(Path)에 따라 변화량이 다른 개념을 $\delta$를 이용해서 표기한다. 즉, $\delta Q$는 첫번째 상태에서 두번째 상태로 어떤 특정한 경로를 따라 바뀌는 동안 변화된 열의 총량을 의미한다.(보통 $\Delta$는 경로와 상관없이 처음과 나중의 차이를 의미하기 때문에 $\delta$를 사용한다)
클라우시우스는 한 사이클을 무수히 많은 작은 사이클들의 합으로 쪼개어 접근했다.(미적분학의 승리) 아래 그림 참고

단열과정에서는 열출입이 없으므로 단열 압축/팽창 곡선에서는 $\delta Q=0$이다. 위에 있는 (휘어진) 가로줄일수록 온도가 높고 가로줄 위의 임의의 상태에서 온도는 일정하다.($PV=NkT$ 곡선의 일부이므로) 따라서 가로줄 하나에 열출입이 하나씩 존재한다. 그렇다면 작은 사이클($i=1,2,\cdots, n$) 하나마다 열출입 방정식이 존재하므로
$\dfrac{\delta Q_{H,i}}{T_{H,i}} + \dfrac{\delta Q_{L,i}}{T_{L,i}} = 0$
유한개로 쪼갠다면
$\displaystyle \sum_{i=1}^{n} \left( \dfrac{\delta Q_{H,i}}{T_{H,i}} + \dfrac{\delta Q_{L,i}}{T_{L,i}} \right) = 0$
이렇게 되고 무수히 많이 쪼갠다면($n \rightarrow \infty$)
$\displaystyle \oint_{\text{total}} \dfrac{\delta Q}{T} = 0$
이렇게 된다.
(3) 전미분(Total Differential)
그런데 카르노 기관에서는 열 변화가 없으므로
$\displaystyle \oint_{\text{total}} \dfrac{\delta Q}{T} = 0$
이렇게 된다. 여기서 다변수 미적분학의 앞부분에서 배우는 내용을 떠올려보면, 폐곡선에서의 선적분의 값이 $0$이라는 것은 $\dfrac{\delta Q}{T}$는 사실 어떤 스칼라 함수 $S$가 존재해서 그것의 전미분$dS$ 같다는 것이다. 즉,
$dS = \dfrac{\delta Q}{T}$
이렇게 된다.
(4) $S$를 엔트로피라고 정의한 이유
클라우시우스 전에는 열을 단순히 '전달되는 에너지'로만 보았다. 하지만 그는 "똑같은 열이라도 어떤 온도에서 전달되느냐에 따라 그 가치가 다르다"는 점에 주목했다.
낮은 온도에서 흐르는 열은 더 큰 변화를, 높은 온도에서 흐르는 열은 상대적으로 적은 변화를 만들어 낸다.
그러므로 온도와 열 변화량의 비율이 변화를 나타내는 좋은 지표가 될 수 있으므로 $S$를 엔트로피라고 정의하게 된 것이다.
(5) 카르노 기관이 아닌 경우
$dS = \dfrac{\delta Q}{T}$
카르노 기관은 엔트로피 변화량과 들어온 열량이 정확히 같다. 하지만 현실은 기계 내부에서 마찰이나 저항 등으로 인해 만들어진 엔트로피($d\sigma$ > 0)가 있기 때문에 등호가 성립할 수 없고 다음과 같이 써야 한다.
$dS = \dfrac{\delta Q}{T} + d\sigma$
한 사이클이 돌면 엔트로피 변화는 없으므로
$\displaystyle \oint dS = 0$
이지만 $\displaystyle \oint d\sigma > 0$이므로
$\displaystyle \oint dS = \oint \dfrac{\delta Q}{T} + \oint d\sigma$
이다. 좌변은 $0$이므로
$\displaystyle 0 = \oint \dfrac{\delta Q}{T} + \oint d\sigma$
이렇게 되고 따라서 $\displaystyle \oint \dfrac{\delta Q}{T} < 0$ 이어야 한다.
(6) 클라우시우스 엔트로피의 한계
클라우시우스 엔트로피는 한 계 전체의 엔트로피를 기술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계 내부의 분자 하나하나에 대해서는 아무런 정보도 주지 못한다. 즉, 클라우시우스의 엔트로피는 온도와 열량 측정을 통해서 전체 시스템의 엔트로피를 말할 수는 있지만 개별 입자들의 상태에 대해서는 아무 것도 알려주지 않는다.
더 자세히 말하면, 클라우시우스의 엔트로피 개념은 여전히 왜 에너지는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는지 대답을 하지 못한다. 그저 "법칙이다"라고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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